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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Z페스티벌 24일 고성에서 개막...끊어진 철길에서 새소리와 함께 클래식 선율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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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Z(Peace & Life Zone) 페스티벌이 24일 민간인통제구역인 고성 제진역에서 개막식을 갖고 올해 일정을 시작했다. 고성=이현정기자

24일 남한 최북단 제진역에서는 북한 작곡가 전권의 ‘아리랑’ 선율이 피아노 연주로 흘렀다.

음악의 힘으로 DMZ를 생명과 평화의 땅으로 바꾸겠다는 취지의 PLZ(Peace & Life Zone) 페스티벌 오프팅콘서트가 이날 제진역에서 열렸다. 북한 최남단 감호역까지 10.5㎞를 두고 끊어진 철길 위로 임미정 피아니스트, 김한 클라리네티스트,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가 올랐다. 200여명의 관객들은 멈춰버린 열차 앞에서 지저귀는 새소리, 바람 소리와 어우러진 예술가들의 연주를 감상하며 평화를 꿈꿨다.

◇PLZ(Peace & Life Zone) 페스티벌이 24일 민간인통제구역인 고성 제진역에서 개막식을 갖고 올해 일정을 시작했다. 고성=이현정기자

오프닝 콘서트에 앞서 이날 제진역 로비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함명준 고성군수, 최기용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 김형석 한국통일외교협회장, 허인구 G1방송 사장,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를 비롯한 각국 외교관, 지역주민 등이 참석했다.

김진태 도지사도 축전을 보내 "우리 모두의 염원인 남북통일이 하루 빨리 이뤄져 고성 제진역을 포함한 한국 내 모든 영토를 허가 없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함명준 고성군수는 “최북단 고성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유라시아로 뻗어나가는 시작점인 고성 제진역에서 PLZ페스티벌을 열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공연을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이들이 갈구하는 평화에 대해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임미정 예술감독은 “음악이 주는 내재된 힘을 공감하는 이들과 함께 평화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우리의 음악이 분단 조국의 현실을 녹여내 평화와 생명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올해 PLZ페스티벌은 오는 10월29일까지 이어진다. 고성을 비롯해 철원, 화천, 양구, 인제 등 5개 지역에서의 연주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국제평화음악캠프 등이 펼쳐진다.

■[인터뷰]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음악은 그 무엇보다 부드러운 힘이 있다. 좋은 감정으로 평화를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고성 제진역에서 열린 PLZ페스티벌 오프닝 콘서트를 본 그는 “이제까지 봤던 공연 중 가장 아름답고(beautiful) 경이로운(wonderful) 공연이었다”며 “폭력적이거나 강한 힘이 아니라 부드러운 힘으로 DMZ를 생명과 평화의 땅으로 바꾸려는 페스티벌로 알고 있고 그 취지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섯달 전 업무를 시작해 후 DMZ에 방문한 것은 처음인데 자연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아름답지만 분단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풍경을 배경으로 열린 연주회를 통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 상황과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또 그들이 원하는 평화에 대해 생각해보시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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