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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주제) | [지난회의](반려, 야생)동물과 공존의 기술 연마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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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자 (문화반장) |
성명 |
랄*라 |
회의일시 |
2024-03-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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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소 |
테일 카페 가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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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접수기간 |
03-25 18:25
~
03-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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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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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서 나온 이야기 | 개와의 공존, 일상을 파고드는 혼돈의 카오스
#똥 타령 (aka. 개똥 방백)
나름 폐 안 끼치고 살려고 애쓰고 있지만, 이렇게 키우는 게 맞나 싶을 때가 있어요. 잘 모르겠고, 알고 싶은 것투성이지만 관련 책도 많지 않고, 그것도 공부라고 공부 조건반사로 몸이 뒤틀리고.
똥만으로도 날마다 심란해요. 깊은 풀숲에 싼 똥은 싸 들고 오는 게 맞나? 얼른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빌어주는 게 낫나? 아무리 친환경 생분해 똥 봉지라 해도 환경에 과연 보탬이 될까? 에라 모르겠다. 난 이러나저러나 환경오염자!
개 데리고 지나가는데 뜬금없이 개똥 좀 치우라는 사람도 많아요. 내가 개똥 안 치우는 걸 목격한 것도 아닌데. 우렁찬 방백도 참 많이 들었네요. 일단 개가 있으면 잠정적 가해자이자 용의자인 거죠. 건장한 남자가 개 데리고 지나가면 찍소리 못하면서 여자한테는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그렇게 쉽게 하더라고요. 개 산책도 여자는 취약계층이라는 현실.
맞아요. 개 데리고 다니는 여자들 한심하다. 애는 안 낳고 개나 사다 기른다는 말도 여러 번 들었어요.
정말 실례인데 실례인 줄 모르는 말을 참 잘도 하죠. 한국이 아직 반려견 문화 기반이 없어서 그래요. 관련 산업은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펫티켓, 공존문화는 이제 생기기 시작했으니까요.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면서요. 이건 사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키울 수 있다는 뜻이고, 공존의 기술은 가르쳐주지 않아요.
#공존이 가당키나 한가
개 기른다고 개 기르는 사람끼리 연대감 느끼는 것도 아니죠. 소형견/대형견, 잡종견/품종견, 실내견/마당견, 가족/가축. 우리는 분열된 종족이랍니다. 개 키우는 사람끼리도 갈등과 소송과 육박전이 벌어지는 혼돈의 카오스. 이런 와중에 비반려인과 공존이 쉬울 리가 있냐고요.
갈등의 골은 깊고도 넓죠. 이건 육아하는 부모의 입장과 교차하는 면이 있는데, 오죽하면 키즈프리존이 생겼냐고요. 몇몇 몰상식한 부모의 양육 스타일 덕분에 아이들의 입장을 금지하는 곳이 늘어나서 양육의 어려움은 배가 되고.
솔직히 저도 키즈프리존이 더 좋아요. 어쩌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애가 빽 소리 지르거나 뛰어다니면 너무 힘들어요.
매너 있다 없다의 기준도 중요해요. 사람의 예의는 고도로 세분되어 있지만, 인간과 다른 종인 개는 한국에서 이해도가 낮고, 인간 입장에서 인간 편할 대로 해석하고 기대하는 편이라 오해도 많고 편견도 많아요.
저는 16년째 별별 개와 보호자를 보면서 느낀 게, 자기 개를 잘 모르면서 안다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모른다는 걸 알기만 해도 태도는 달라지거든요. 모르는 걸 모를 때 정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불쾌한 경험은 쌓여가죠.
개는 당연하게도 개의 언어가 있어요. 모든 인간이 동물행동학자는 아니니까 외국어 배우듯 버벅대며 익혀가야 하는 건데, 대부분 그런 생각을 못 해요.
무섭고도 웃프던 빅3는,
1. 우리 애(개)는 정말 순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의 개 표정은, 한 발짝만 더 와봐, 네 숨통을 끊어버리겠다.
2. 길에서 처음 만난 다른 개를 가리키며 자기 개에게, 어머, 친구 왔네. 인사해. 하며 들이미는데, 그 개는 다른 개가 무서워 벌벌 떨고 숨을 곳을 찾고 있고.
3. 잘 놀고 있는 개들을 보며 개싸움 났다며 안 돼! 하지 마! 난리법석.
이런 위험한 헛발길질 같은 오해 편견들을 목격하는 것만도 너무나 큰 스트레스예요. 괴랄한 사람들을 보다보다 혐오감이 생기니까, 개를 혐오하는 사람도 이해가 돼요. 얼마나 무수한 부정적인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앙금 같은 불쾌한 기억이 시간이 갈수록 다져져서 거대한 바위 같은 견고함을 얻었을지.
남의 개 함부로 만지는 사람도 여전히 많지만, 그나마 최근에는 만져봐도 되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그런데 우리 개는 만지는 거 안 좋아한다고 하면 열이면 열 반문해요. 물어요? 안 물면 남의 개를 만져도 되는 건가? 만져보고 싶은 마음에 대뜸, 물어요? 하고 물어보는 사람도 꽤 많죠. 사람도 예전엔 그랬어요. 지나가는 애가 귀여우면 아무나 쓰다듬고 뺨을 당기곤 했죠. 부모도 괘념치 않았어요. 자기 애가 귀여우니까 귀염받는 거라고 여겼던 것 같아요. 이제는 아동학대죠.
작년에 분당 고급 아파트에서 전 구역 개 산책 금지했다가 동물협회가 나서서 무효화시킨 사건이 있었어요. 일부 개 혐오 주민들이 나서서 투표 조작해서 금지 표지판을 전 구역에 세웠죠. 불법입니다. 그런데 1년 후인 지난 3월에 또 다른 아파트가 지난 사건이 무효가 됐다는 건 모르고(모른 척하고) 우리도 개 금지하자, 저 아파트도 금지했다더라, 이런 여론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대단한 분들이셔.
말로만 싫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제일 무서워요. 옆집 개가 마음에 안 든다고 때려죽이고, 쥐약 먹여 죽이는 사람이 정말 있으니까요. 동물법 따위 개나 줘버려잖아요.
#Manners Maketh Man
개 있는 사람만 매너를 지켜야 하는 게 아닌데, 개가 싫다고 개 주인과 개에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 정말 많아요. 자신을 위협하거나 불편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그저 조용히 지나가는 개와 주인에게 뜬금없이 욕을 하거나 위협하는 몸짓을 해요. 이런 사람들은 무슨 권리로 이러죠?
개를 안 기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도 신호등 보고 길 건너는 것처럼, 주변의 개, 반려인들과 공존하려면 숙지해야 할, 아직 상식이 되지 못한 지식이 많은 상황 같아요. 결국은 상식이 될 공존지식이자 생존지식이겠죠.
예를 들면, 개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함께 살 수 있나? 이런 것도 일일이 프로토콜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소통에는 기본 형식이 필요하고 전에 없던 건 만들어야죠. 마주치면 일단 멈추거나 우측통행한다, 같은 것? 개가 무섭고 싫은 사람이 개와 개 주인을 마주쳤을 때 해야 할 말과 하면 안 될 말도 있죠. 막말이 오가고 상처와 트라우마만 늘어 전투력만 높아지고 있잖아요. 이런 건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봐요.
결국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은 교육제도긴 하죠. 개를 3시간 이상 묶어두면 동물 학대, 지나가는 개에게 코멘트 하는 것도 실례인 문화를 한국에서 언제 누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인류가 나아가는 방향이니까.
정말이지 지나가는 남의 개에 훈수 좀 안 뒀으면 좋겠어요. 예쁘다고 칭찬하는 것도 듣기 싫어요. 외모 평가도 차별이라고요. 무례한 행동이라는 걸 정말 몰라요.
예쁘네. 살이 왜 이렇게 쪘냐, 왜 이렇게 크냐. 다리가 왜 그러냐, 심지어 얼마냐!
사실 반려동물은 금치산자죠. 평생 독립하지 않고, (대부분) 돈을 벌어오는 것도 아니고, 아파도 말도 못 하죠.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렇게 일면 무능해 보이는 전혀 다른 종과 같이 살고 싶어 해요. 대체 왜 이렇게까지 갖은 수모와 역경에도 굳이 같이 살겠다는 건지!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아하하!
부정을 못 하겠네요. 그래도 이왕 같이 사는데 더 잘 이해하고 싶건만 정보와 가이드가 충분하지 않아요. 사회적 동물이 공존의 기술을 익히고 싶은 것도 본능 아닐까요? 하지만 강형욱은 너무 멀리 살고, 지방은 반려동물 강좌 따위 전무하죠. 책임에는 노력과 이해가 필요하다. 공존에는 공부가 필요하다. 공존아카데미 창설하라!
아, 시간상 야생동물 얘기는 시작도 못 했네요. 흙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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