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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천진리 소나무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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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소개해주실 장소의 이름과 주소는 무엇인가요?
고성군 토성면 천진리 소나무 숲길(한신더휴아파트 뒷산)
천진초등학교 뒷편으로 운치있는 굴다리를 건너면 아파트 단지가 나타납니다.
그 아파트 단지 옆으로 낮은 언덕을 올라가면 세상에 하나뿐인 비밀의 정원인 소나무 숲길이 나타납니다.
2. 이곳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2021년 6월, 낯선 아파트로 이사를 오던 날이었습니다. 짐을 나르고 가구를 배치하느라 몸과 마음이 한껏 지쳐있을 때, 제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곳이 있었습니다. 건조한 회색빛 아파트 뒤로 야트막하게 솟아 있는 뒷산의 소나무 숲길이었습니다.마침 모든 식물이 한껏 초록을 뽐내던 초여름이었기에, 숲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청량함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설레임과 약간의 긴장감, 그리고 이사 때문에 쌓였던 고단한 피로가 소나무 숲의 푸르름 속으로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습니다.빽빽한 아파트 단지의 삭막함을 지워내듯 펼쳐진 그 푸른 빛깔은, 지친 마음을 씻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연이 통째로 쏟아내는 듯한 싱그러운 에너지를 마주한 순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낯선 동네가, 그리고 이 소나무 숲길이 앞으로 내 삶에 가장 눈부신 위로가 되어줄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2021년 초여름, 그렇게 제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는 가장 청량한 초록빛으로 시작되었습니다.



3. 이곳에 앉아 있으면 어떤 소리나 냄새가 나나요? 혹은 어떤 풍경이 가장 먼저 보이나요?
빽빽한 소나무 가지 사이로 초여름 햇살이 부서져 내리면 따듯하고 부드러운 흙길 위로 어느새 그 어떤 갤러리에서도 보지 못할 그림이 그려집니다. 사람의 손으로는 그릴 수 없는, 자연만이 그릴수 있는 신비로운 그림이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숨을 쉬는듯 싱그러운 나뭇잎들 사이로 알싸하게 풍겨오는 솔향은 언제나 제 코 끝에 남아 저만의 향기가 되었고,귓가를 간지럽히는 새들의 지저귐은 저만의 소리가 되었습니다.
4. 여기서 했던 일 중 가장 기분 좋았던 작은 순간 하나만 들려주세요.
이 길을 걷고 있노라면 마음속 복잡한 감정들이 눈 녹듯 스르르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려, 이 길은 어느새 제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혼자만의 정원으로 남겨두고 싶을 만큼 이 길에 대한 짝사랑이 깊어지던 때, 늘 같은 시간대에 산책을 나오시는 미소가 예쁜 이웃을 만났습니다.숲길을 걸으며 나누던 어린왕자 이야기에 마음이 통했고, 우리는 금방 친해져 어느덧 자연스럽게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소중한 인연을 만났기에, 이제 이 소나무 숲길은 제게 이전보다 훨씬 더 따듯한 공간으로 다가옵니다.
5. 나에게 이 장소는 한 마디로 'OOO'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홀로 이 길을 걸을 때면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귀가 열렸고, 나무 사이로 춤을 추는 햇살에 눈이 열렸습니다. 숨을 쉴 때마다 스며드는 알싸한 솔향은 지친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는 회복제였고, 부드러운 흙길 위에서 복잡한 감정들은 어느새 바람을 타고 날아갔습니다. 그렇게 이 숲길은 메말라가던 일상에 순수한 에너지를 채워주는 영양제였습니다.하지만 이 장소가 진정한 비타민이 된 것은, 고요했던 정원에 따스한 인간의 온기가 더해진 순간부터였습니다. 가벼운 눈인사로 마주치는 이웃들과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시간들이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푸른 솔향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이제는 다정한 이웃과 함께 웃음꽃을 피워내며 매일 새로운 생기를 얻어갑니다. 소중한 인연을 통해 삶의 기쁨과 따뜻한 활력을 끊임없이 샘솟게 하기에, 나에게 이 장소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음의 [비타민]입니다.
6. 몇 년 뒤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 이 장소가 변하지 않고 꼭 그대로였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무분별한 개발로 많은 산들이 사라지고 있는 이때, 아파트 뒷산의 소나무 숲길은 주민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봄이되면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이 수줍게 싹을 밖으로 밀어내고, 여름이면 나무들이 서로 질투하듯 초록을 뽐내는 곳입니다. 가을이면 화가가 되어 숲을 붉게 색칠하고, 겨울이면 눈덮인 숲길에서 금방이라도 루돌프가 튀어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곳이 잘 보존되어 주민들의 영원한 안식처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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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빛소금 작성일 26-08-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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