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건봉사 부도전
본문
1. 오늘 소개해주실 장소의 이름과 주소는 무엇인가요?
건봉사 부도전
2. 이곳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흔히 지역마다 하나씩 있는 큰 절이겠거니 생각하고 들렀고, 차를 세우고 절로 들어가려다가 무심결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부도전에 먼저 닿았는데, 그 풍경이 참 고즈넉하고 좋았습니다. 사실 부도전이 이렇게 따로 너르게 별도로 만들어진 곳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이미 가봤던 곳에서는 그냥 지나치기만 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부도전 곳곳에 놓인 승탑들은 예전에 건봉사가 얼마나 큰 위용을 가진 곳인지를 넌지시 일러주지요. 그 옆에 아무렇게나 나 있는 수풀들, 들꽃들이 삶의 무상함을 이야기해주기도 합니다.
3. 이곳에 앉아 있으면 어떤 소리나 냄새가 나나요? 혹은 어떤 풍경이 가장 먼저 보이나요?
해마다 한두 번은 꼭 다녀오는데, 그때가 어느 계절이냐에 따라서 소리와 냄새가 달라집니다. 봄에는 갓 자라나기 시작한 들풀들에서 나는 내음, 새들의 지저귐으로 어수선한 듯하면서도 생기가 느껴집니다. 여름엔 그늘 아래 숨듯이 들어가서 간혹 건봉산에서 불어 내려오는 바람을 맞는 순간이 참 좋고요. 가을에는 여전히 그곳을 지켜주는 텃새들의 소릴 들으며 낙엽을 밟는 그 느낌이 쓸쓸하면서도 고즈넉합니다. 겨울엔 맞은편 자작나무숲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서 코끝 시린 바람을 맞는데 그 또한 매력이 있습니다.
4. 여기서 했던 일 중 가장 기분 좋았던 작은 순간 하나만 들려주세요.
건봉사에 가려면 제가 사는 간성읍을 거쳐 가기 마련인데, 저는 일부러 좀 더 북쪽으로 차를 몰아서 거진읍 송강리를 거치는 길을 고릅니다. 본래에도 한적한 고성의 도로가 송강리 부근에 가면 더 쓸쓸해지지요. 그 마을에는 소설가 김담 선생이 살고 있는데, 그래서 차를 천천히 몰면서 혹시라도 그분이 길가를 지나나 유심히 살펴보곤 한답니다. (작가께서 자주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송강리 들판을 지나 주변 산을 찾는다고 들었거든요.)
그러고 나서 건봉사 부도전에 닿으면, 김담 작가의 산문집 <숲의 인문학>의 몇 구절을 떠올리며 천천히 한 바퀴를 돕니다. 그가 책에서 적은 몇 가지 이름이 어려운 야생화들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앞으로 언젠가는 부도전 곳곳에 핀 꽃과 풀의 이름을 모두 잘 알아맞힐 수 있으면 좋겠네요.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은 그래서 아직 오지 않은 셈입니다.)
그러고 나서 건봉사 부도전에 닿으면, 김담 작가의 산문집 <숲의 인문학>의 몇 구절을 떠올리며 천천히 한 바퀴를 돕니다. 그가 책에서 적은 몇 가지 이름이 어려운 야생화들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앞으로 언젠가는 부도전 곳곳에 핀 꽃과 풀의 이름을 모두 잘 알아맞힐 수 있으면 좋겠네요.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은 그래서 아직 오지 않은 셈입니다.)
5. 나에게 이 장소는 한 마디로 'OOO'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봉사 부도전은, 가끔 아주 강하게 나를 이끄는 마법의 공간 같습니다. 불현듯 그곳이 떠오르면 꼭 가서 10~20분은 걷고 와야 마음이 편안해진달까요.
6. 몇 년 뒤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 이 장소가 변하지 않고 꼭 그대로였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근래 들어서 간성 북쪽에서 철도 공사 등으로 파헤쳐지는 곳이 많은데, 건봉사 부근은 부디 그대로 있었으면 하네요. 특히 부도전과 그 앞의 자작나무숲 등은 온전히 보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